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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선배의 조언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작가 정문정을 만나다 -3-


세 줄 요약
1.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라. 약간의 위트로 상황을 역전시켜 그 사람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하라.
2. 여성이기에 겪는 무례한 상황에서 '내 탓'을 하지 말자.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똥 밟은거다.
3. 가정 내, 외 등 갈등이 발생하면 부모님 등 가족과 물리적, 정서적 거리를 두어라. 무조건 기대지 마라. 각자가 안정되어야 서로를 보듬을 수 있다. 부모님도 사람이다.
+ 궁극적으로 나의 욕구를 정확히 이야기 하는, 즉 자기표현하는 사람이 되자.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세 번째 포스팅입니다. 지난 두 번의 포스팅에서 강의 분위기를 전달하려 했는데, 역시나 제 감상을 말하는게 더 좋을 듯합니다.

북바이북에서는 작가에게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포스트잇과 펜을 준비해둡니다. 책을 재밌게 읽은 후라, 저도 질문을 하나 적었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썼더니 질문이 아닌 제 고민을 적게 됐어요. 


어디에서도 성 평등 관련 이슈는 쉽게 꺼내지 않는 저였는데, 어느 날 한참 나이가 많은 남성분께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분은 술자리에서 '00씨가 난 참 좋은데 몰라주네' 등의 발언을 하거나, 더 연장자가 있는 회식 자리에서 손을 뻗어 제 입가를 닦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건 아닙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는 자리나,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참석한 자리에서 엉뚱한 사람에게 불쾌한 추행이나 자잘한 스토킹을 당하곤 하죠. 그때마다 항상 고민합니다. "난 건전하고 멀찍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는데... 내가 나도 모르게 오해할 만한 행동을 했나?"

정문정 작가는 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는 무례한 사람에게 대처하라고 했지, 무법한 사람에게까지 대처하라고 한건 아니에요."
"이런 미친 사람에게는 세 가지 행동을 취세요. 첫째, 그 자리에서 '요즘 세상에 큰일날 일 하시네요.'등의 확실한 경고하기. 둘째, '제 입은 제가 알아서 합니다'라고 거절하기. 셋째, 상급자에게 상담을 받고 회사에 진정을 넣기. 어떤 경우에는 그 진정서를 받는 이가 가해자일 수도 있죠. 이 세 가지 조처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회사를 그만두세요. 이 수준을 벗어난다면 자신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쓰신 분이 처세를 잘 못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냥 똥 밟은 거에요."
사실 미친 사람이라는 워딩이 가장 속 시원했지만 마지막 문장이 가장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책에서도 정문정 작가가 계속 하던 말이었는데 그동안은 제 상황에 대입하기 힘들었거든요. 요즘은 '내가 잘못했나?'라는 물음을 그만두고, 불쾌한 상황을 무시하거나 웃으며 넘기지 않으면서 저의 불쾌함을 드러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습관이돼 바꾸기가 쉽진 않지만 노력 중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례한 사람을 많이 만난다. 사람마다 관계마다 심리적 거리가 다르다는 점을 무시하고, 갑자기 선을 훅 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 감정의 동요 없이 "금 밟으셨어요"하고 알려줄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중략) 나는 20대를 거치면서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을 참기만 하면 스스로 무기력해진다는 걸 알았다. 나 자신으로 살고 싶었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걸 방해하는 외부 소음에는 여유롭게 음소거 버튼을 누르고 싶었다.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해서 몸을 가꾸듯, 자기 표현의 근육을 키우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연습을 계속했고, 그 결과로 이제 나는 매일 밤 누군가가 준 상처를 곱씹고 자책하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中


책처방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20대 중후반 여성, 취준생, 사회초년생, 직장에서 갈등을 겪는 사람, 부모님의 폭언에 힘든 사람, 착한 사람 증후군에 걸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20대 여성을 포함해 남녀를 불문한 사회 초년생들은 불편한 상황에 자주 처하고, 경험이 없기에 대처도 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면하지 않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그 동력을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직장에서 갈등을 겪거나(직장 내 성희롱 등), 부모님의 폭언에 힘든 사람, 특히 '착한사람 증후군'에 걸려 무례한 사람에게도 최선을 다해 웃음을 보이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정문정 작가는 적극적으로 여성 해방이나 꼰대 척결을 외치기보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에세이로 풀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배척을 말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도 많습니다.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문장도 있습니다. 작가는 '무례한 사람'을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디디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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