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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K-9 자주포 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고 배우의 꿈을 포기한 이찬호 병장.


처음으로 화상 치료용 압박옷을 입던 날, 온몸을 조이는 옷을 입고 밥을 먹는 자신의 꼴이 서러워 그는 울었다.

밥을 먹여주던 어머니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펑펑 울었다.


끔찍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그는 이제

곳곳에 남은 흉터를 아이들이 놀려도 농담으로 받아칠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다


좌절 해!

실컷 해!

나 또한 그랬다.


후회없이 울었다.


그 눈물이 말라 얼굴에 굳어서

잠이 깰 때쯤 털어버리고 일어났다


<괜찮아 돌아갈 수 없어도> 중에서


포장을 뜯고, 단숨에 마지막장까지 읽었다.

홀린듯이 일어나 밀린 빨래와 설거지를 하고 따뜻하게 차를 끓여 마셨다.

차가 몸을 데우고 나서야 주위를 둘러봤다.

새해 시작부터 너무 바빠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이 순간이 지나면 나도 그처럼 지난 날을 관조하며 웃겠지.

누구나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으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들 또한 견뎌냈다면 나도 같이 견뎌낼 수 있을 거다.


나는 그의 불행에서 위안을 얻은 것이 아니다.

그는 진짜 희망을 전했다.



텀블벅 후원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책의 수익금은 화상 환자 혹은 필요한 곳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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