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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 끝났지 삶이 끝난 건 아니잖아요!

올해 처음으로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저는 탈락을 직감했습니다. 당장 친구들에게 올 카톡이 싫었고, 결과를 물을 엄마의 전화가 두려웠습니다.


지금까지 한 노력은 다 무용지물.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습니다. 이번 기회가 간절해서 더 그랬습니다.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고 그 감정에 잠겨 자기 위안에 빠질 참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일주일 정도 칩거하다가 다시 제게 주어진 일을, 언제 나올지 모르는 신입 채용 공고를 기다리는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커다란 무력감이 저를 덮쳐 왔습니다. 숨이 막혀 왔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지금을 버텨낼 수 있을까?

 

내가 고작 접시 물에 코를 박고 괴로워하는 걸까? 내 고민은 아무것도 아닌 걸까? 난 그저 나약하기만 한가? 여기서 포기해야 옳은가?

괴로움을 감당하지 못해 펜을 잡았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거칠게 적고 나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제 앞에는 고민 대신 흰 종이와 까만 글자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간결함이 좋아서 책을 만들고 싶었죠. 아무리 대단한 서사와 철학도 흰 종이와 까만 글자로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가니까요.

그렇다면, 내 고민을 책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더 즐겁지 않을까?
우리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만들어 직접 팔아보면 얼마나 보람 있을까?

그리고 선선한 날 저녁, 칭따오에 참이슬을 말며 편집자 지망생인 하누에게 이 계획을 말했습니다. 잔을 맞부딪치는 소리만큼 경쾌한 결론이 났습니다.

“밥만 축내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

그래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저희 둘을 소개합니다

저는 에디터D, 에디입니다. 18년 2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편집 관련 교육을 세 개 수료했고 웹소설 회사에서 6개월 정도 교정·교열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단행본 출판사에서 인턴 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출판편집자 취준생입니다.

저는 하누입니다. 19년 2월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문예창작을 복수전공했습니다. 편집 관련 교육을 두 개 수료했고 현재 교정·교열 수업을 수강 중입니다. 동화를 번역하고 책 꼴로 만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은 출판편집자 취준생입니다.

기간은 5월 10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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