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이 끝났지 삶이 끝난 건 아니잖아요! 올해 처음으로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저는 탈락을 직감했습니다. 당장 친구들에게 올 카톡이 싫었고, 결과를 물을 엄마의 전화가 두려웠습니다. 지금까지 한 노력은 다 무용지물.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습니다. 이번 기회가 간절해서 더 그랬습니다.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고 그 감정에 잠겨 자기 위안에 빠질 참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일주일 정도 칩거하다가 다시 제게 주어진 일을, 언제 나올지 모르는 신입 채용 공고를 기다리는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커다란 무력감이 저를 덮쳐 왔습니다. 숨이 막혀 왔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지금을 버텨낼 수 있을까? 내가 고작 접시 물에 코를 박고 괴로워하는 걸까? 내 고민은 아무것도 아닌 걸까? ..
이름 : 금요일20시_에디터D칼럼명 : 일 제목 : 별수 없이 돈벌이는 계속되어야 한다작품 : 이슬아 며칠 전 친구가 단톡방에 우르르 사진 열 장을 보냈다. 찰흙으로 빚은 익숙한 얼굴이 수십 개. 조소 실기 고사의 모델 아르바이트를 했단다. 여섯 시간 동안 오 분에 한 번씩 몸을 돌려가며 받은 돈은 10만 원 남짓. 콧대와 눈매가 조금씩 다른 찰흙 쌍둥이들이 일렬로 늘어선 광경은 참으로 묘했다. 그리고 여기,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고 단상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녀가 있다. 자전적 그림 에세이 의 저자 이슬아는 카페에서 시급으로 사천백십 원짜리 알바생으로 일했다. 고수익 알바를 찾던 그녀는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할수록 많은 수입을 얻음을 알게 된다. 누드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한 그날, 그녀..